독일 살면서 느끼는 독일여자 특징
독일에서 연애와 인간관계를 경험하며 느낀 독일 여자들의 특징을 이야기한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며, 개인차가 크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1. 흔한 문신, 보편화된 자기표현
한국에서는 여전히 문신에 대한 보수적인 시선이 존재하고, 특히 중장년층이나 젊은 세대 중에도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이러한 선입견이 훨씬 덜하다. 공무원, 경찰 등 공직 종사자나 대기업 사무직 직원 중에도 문신을 한 사람을 흔히 볼 수 있으며, 50대 이상 여성에게서도 문신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겉으로 보기에 문신이 없는 듯해도, 실제로는 허리, 등, 허벅지 등 신체 곳곳에 문신을 새긴 여성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정확한 비율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체감상 독일 여성의 약 30% 정도는 문신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문신은 독일에서 보편적인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2. 베지테리언(채식주의자) 비율이 높은 여성들
독일 여성들 중에는 특히 베지테리언(Vegetarian), 즉 채식주의자가 많다. 필자가 만난 독일 남성 중에서는 채식주의자를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순혈 독일 여성의 경우 둘 중 한 명꼴로 베지테리언이었다. 흥미롭게도 이들 대부분은 학창 시절 도축 과정을 담은 교육 영상을 본 후 채식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는 독일 교육 과정의 일부인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채식주의자는 타인의 고기 섭취에 대해 문제 삼지 않으며, 자신은 도저히 고기를 먹을 수 없다고 말한다. 채식을 남에게 강요하거나 시위하는 극단적인 베지테리언은 극소수이므로, 채식주의자라고 해서 불편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3. 28세 이상 싱글맘이 흔하다
독일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혜택이 잘 갖춰져 있어 싱글맘이 매우 많다. 체감상 28세 이상 여성 중 남자를 찾는 이들 중에는 싱글맘의 비율이 높았다. 한국에서는 싱글맘이라는 사실이 사회적 낙인으로 작용하여 재혼이나 새로운 관계 맺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독일에서는 싱글맘도 괜찮은 남자를 잘 만나고 다닌다. 필자가 가장 놀랐던 사례는 자녀가 두 명인 싱글맘이 자신보다 4살 어린 제빵사 남성과 결혼하여 아이를 한 명 더 낳고 사는 경우였다. 남편이 매우 성실하고 '하자가 없는' 사람이어서 더욱 신기하게 느껴졌다.
4. 남녀 흡연율이 비슷한 사회 분위기
독일 여성의 흡연율은 남성과 비슷하게 매우 높다. 약 40% 정도의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보이며, 흡연 여부가 그 사람의 도덕성이나 품행과 전혀 무관하게 여겨진다. 한국에서는 문신을 하거나 담배를 피우는 여성을 특정 편견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독일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다만, 술을 좋아하는 여성은 독일에서도 '과학'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고 여겨진다.)
5. 데이트 시 식사보다는 음료를 선호하는 경향
한국의 외식비가 비싸다고 하지만, 독일의 외식 물가는 그 이상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9천 원짜리 순대국밥이 독일에서는 약 16유로(약 2만 3천 원)에 달하고, 물은 별도이며 반찬 추가 시에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맛없는 스파게티 한 접시도 9유로(약 1만 3~4천 원)부터 시작하고 물은 별도다. 이러한 높은 외식비 때문에 독일에서는 데이트할 때 함께 식사하기보다는 커피나 술만 마시는 경우가 많다. 밥은 주로 상대방의 집에서 파스타를 함께 만들어 먹는 등 실용적인 방식으로 해결한다.
6. 진정한 의미의 '더치페이' 문화
한국에서 '더치페이'는 보통 전체 금액을 절반으로 나누는 것을 의미하지만, 독일에서는 자신이 먹은 만큼만 정확히 계산하여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총 5만 원이 나왔다면 2만 7천 8백 원과 2만 2천 2백 원으로 나누어 내는 식이다. 독일에서는 이러한 더치페이가 매우 흔하며, 때로는 너무나도 정 없이 느껴질 정도로 철저하게 지켜진다. 물론 연인 관계에서는 한쪽이 계산하고 다음번에 상대방이 계산하는 식의 주고받기가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정식 연인 관계가 아니라면 더치페이가 일반적이다. 이는 절대적인 규칙은 아니지만, 보편적인 경향이다.
7. '선섹후사'가 보편적인 연애의 시작
한국에서는 '선섹후사(성관계 후 사귐)'에 대해 뜨거운 논쟁이 있지만, 독일에서는 논쟁 자체가 없다. 왜냐하면 '선섹후사'가 가장 보편적인 연애의 시작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독일 여성이 문란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오히려 한국이 '너는 내 여자친구, 나는 네 남자친구'와 같은 규정을 너무 쉽게 내리는 경향이 있다. 독일에서는 남녀 간의 관계를 '남자친구/여자친구'라고 정의하기까지 수개월에 걸쳐 충분히 만나고, 대화하고, 관계를 맺으며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남자친구/여자친구'라는 말은 한국보다 훨씬 무거운 의미를 지닌다. 반면 한국에서는 만나고 바로 다음 날 사귀자고 말하며 관계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개인차는 존재한다.
8. 남성도 '먹버' 당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소 흥미로운 이야기인데, 독일에서는 여성도 남성을 '먹버'하는 경우가 흔하다. 한국에서는 남성이 여성을 '먹버'하는 경우는 있어도, 여성이 남성을 '먹버'하는 경우는 드물다(여성은 관심 없으면 성관계 자체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으므로). 하지만 독일에서는 몇 번 관계를 맺은 후 남성에게 말도 없이 잠수를 타는 여성이 많다. 남성은 여성을 좋아하지만, 여성은 술 마실 때만 불러내 하룻밤을 보내고는 한 달씩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남자가 완전히 포기할 때쯤 다시 연락하여 술자리에 불러내고 또 하룻밤을 보내는 식으로 관계를 이어가는 여성도 있다. 필자의 독일 친구들과 오래 거주한 지인들 역시 독일에서 남성을 '먹버'하는 여성이 많다고 언급한다.
독일 여성들의 이러한 특징들은 실용적이고 솔직한 독일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한국의 문화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당신은 독일 여성의 어떤 특징이 가장 흥미로운가?